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기나긴 소송의 결말이 나왔습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현지시간 10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미국 내 배터리 팩, 셀, 부품 등의 수입을 10년 동안 금지한다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9년 4월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해서 시작된 소송이 1년 10개월 만에 결정이 난 것입니다.
ITC의 결정문을 보면 LG가 영업비밀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범주가 모두 인정되었고,
이에 대한 징계도 10년 수입금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습니다.
또한 자유무역지역을 통한 수입도 금지한다고 명시함으로써
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우회 수출도 어렵게 될 전망입니다.
다만 ITC는 SK와 계약한 자동차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포드에는 4년, 폭스바겐에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허용했습니다.
이럼에도 SK이노베이션은 어마어마한 성장을 하던 배터리 사업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SK가 현재 미국에서 20조원 가량의 배터리를 수주했고 최근 미국 조지아에 5조 원가량을 투자해 1,2 공장을 건설 중이기도 합니다.
이제 여기서 생기는 유일한 변수는 2가지입니다.
첫번째.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거부권 행사.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잭슨 카운티에 26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쟁 판결을 뒤집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불행히도 ITC의 최근 판결은 SK의 2600개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혁신적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뜨렸다”라고 밝혔습니다. SK는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2626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될 때 ITC 최종 판결 이후 60일 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아직 모릅니다. SK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긴 하지만 2010년 이후 ITC에서 진행된 약 600여 건의 소송 중 대통령이 행사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하며 영업비밀 침해에 관련해서는 단 한건도 없기 때문에 아직 미지수입니다.
두 번째
LG에너지 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합의
양사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분명한데요.
하지만 합의금을 둘러싼 서로의 의견이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약 3조 원의 합의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향후 배터리 매출에 대한 일정 비율의 로열티 지급, 배터리 핵심 소재를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지분 일부 제공 방식 등도 거론됩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는 너무 비상식적이라는 입장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초기 투자 진행 등으로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4,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추가 투자 재원 확보가 절실해서 약 5천억 원의 합의금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SK 한 관계자는 LG에너지 솔루션이 요구하는 합의금 규모는 SK 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제외하고는 윈윈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두가지 방법이 모두 실행되지 않는다면 SK이노베이션은 ITC의 판결을 따라 향후 10년간 배터리 수입 금지 최종 판결을 따라야 합니다. 향후 10년이 지난다고 해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시장에서 다시 비집고 들어가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두 회사의 소송은 이것뿐만 아니라 더 남아있습니다.
영업비밀 침해 외에도 ITC에 두 개의 배터리 소송이 더 남아있습니다.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달 말인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제소한 소송 판결 예정일은 각각 오는 7월20일과 11월 30일이다. LG화학이 제기한 ITC 소송의 예비결정과 최종 결정은 각각 오는 3월 19일과19 7월 19일로19 예정되어 있습니다.
LG가 미국 델라웨어 연방 지방법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민사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ITC가 SK의 영업비밀 침해 및 수입금지 여부를 판단했다면 델라웨어 법원은 구체적인 손해배상 규모를 결정하게 됩니다. 델라웨어 법원은 ITC 소송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심리를 중단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심리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LG가 ITC에서 승소하면서 델라웨어 법원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국내에서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합의를 보지 않는다면 SK는 엄청난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합니다. 사실상 거부권을 믿고 있다가 행사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막심한 손해를 볼 것입니다.
최근댓글